간장은 콩과 소금을 주원료로 만듭니다. 기원전부터 된장과 함께 발효 과정을 거쳐 만들었습니다. 간장은 한국인의 식문화와 함께 진화해 왔어요. 한식간장인 조선간장으로 발전해 오다가 일본식 간장인 왜간장이 도입되어 함께 쓰이고 있어요. 간장의 뜻, 역사, 종류, 조선간장, 왜간장에 대해 함께 알아봅시다.
목차
간장 뜻
간장은 콩으로 메주를 쑤어 소금물에 담근 뒤에 그 즙액을 달여서 만든 장입니다. 음식의 간을 맞추는 기본양념으로 짠맛·단맛·감칠맛 등이 복합된 독특한 맛과 함께 특유의 향을 지니고 있어요. 영어로는 'Soy Sauce'라 합니다. 대두 Soy + 소스 Sauce가 합쳐진 말이죠. 중국은 간장을 장유(酱油)라고 부르며, 일본에서는 쇼유(醤油)라고 부릅니다. 콩 이외에도 다른 곡식이 들어가기도 하며, 발효에 누룩곰팡이 또는 간장누룩곰팡이가 이용됩니다. 간장은 중국이 기원이고 동아시아, 동남아시아에서 조미료로 널리 쓰입니다. 대부분 간장은 간을 맞추는데 쓰여요
간장은 농도에 따라 진간장·중간장·묽은간장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각각 짠맛·단맛의 정도와 빛깔이 다르고 음식에 따라 쓰이는 용도가 다릅니다. 담근 지 1∼2년 정도 되는 묽은 간장은 국을 끓이는 데 쓰이고, 중간장은 찌개나 나물을 무치는 데 주로 쓰입니다. 담근 지 5년 이상 오래된 진간장은 달고 가무스름하여 약식이나 전복초 등을 만드는 데 쓰입니다.
예로부터 간장 담그는 일은 가정의 중요한 연중행사로 여겼어요. 메주만들기·메주띄우기·장담그기·장뜨기 등의 행사가 초겨울~이듬해 초여름까지 계속되었습니다. 간장 맛이 좋아야 음식 맛을 낼 수 있다 하여, 장을 담글 때는 길일을 택하고 부정을 금할 만큼 정성을 들였어요. 재료의 선정이나 저장 관리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간장의 역사
중국에서 유래
간장은 기원전 8세기경에 최초로 등장합니다. 육고기를 사용하여 육장을 만드는 기록이 나와있어요. 발효를 통해 소금과 미생물이 고기와 채소를 보존하는 데 효과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진장 (간장)이란 이름의 기원은 중국의 醬(장)으로 봅니다. 기원전 2세기 중반에 쓰인 [주례]에 장이라는 한자가 처음 기록되었어요. 이때 장은 염장 발효 조미료를 두루 일컫는 말이었죠. 고대 중국 황실의 장은 고기를 소금에 절여 발효시켜 만들었는데, 이는 현대에 어장을 만드는 방식과 비슷해요.
민간에 전해지면서 고기 대신 콩을 사용하게 되었다고 해요. 콩의 원산지인 만주에서 콩으로 장을 담그는 법이 등장했으리라 추정하고 있죠. 처음 콩으로 장을 담그는 법이 등장한 것은 한나라 때입니다.
한국과 일본으로 간장 전파
이후 한국과 일본에 전파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고대부터 발효식품을 많이 만들어 사용하였기 때문에, 간장도 전통적으로 발효된 조미료로 발전해 왔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간장을 중국에서 전수받은 후, 각자의 요리에 맞게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시켰습니다. 한국에서는 간장이 김치, 찌개, 국물 요리 등 다양한 요리에 필수적으로 사용됩니다. 일본에서는 간장을 '쇼유'라고 부르며, 특히 생선 요리와 함께 많이 사용합니다.
삼국시대까지
고구려의 장은 고구려의 특산품 중 하나로 맛이 좋았다고 합니다.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는 고구려인들이 장을 잘 담근다는 기록이 있어요. 고구려가 장양(贓釀: 장 담그기, 술 빚기 등의 발효식품 제조)을 잘한다는 기록입니다. 송대에 출간된 본초강목이나 학재점필 같은 중국의 책에도 콩으로 만든 장은 이국에서 온 것이라는 기록이 남아있어요. 지금도 중국의 간장을 만드는 공장에선 고구려가 있던 지방의 콩을 최상급으로 친다고 합니다.
4세기에 지어진 고구려 고분인 안악 3호분 벽화를 보면 우물가에 장을 담근 장독대가 그려져 있어요. 이때만 해도 간장과 된장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은 걸쭉한 토장 형태로 사용했으리라고 추정됩니다. [삼국사기]에는 신라 신문왕이 683년에 왕비를 맞을 때의 폐백품목으로 장(醬), 메주(皼), 해(醢, 젓갈)를 준비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요. 간장과 된장이 따로 구분되어 삼국시대 중반에 된장과 구분된 간장이 등장했으리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고려시대
[고려사] 식화지에는 1018년(현종 9)에 거란의 침입으로 굶주림과 추위에 떠는 백성들에게 소금과 장을 나누어주었다는 기록이 있어요. 1052년(문종 6)에 개경의 굶주린 백성 3만여 명에게 쌀·조·된장[豉]을 내렸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굶주린 백성을 위한 구휼식품은 적어도 생명유지를 위한 최저 기본식품입니다. 이 구휼식품에 장과 된장이 들어 있었다는 것은 고려시대에 이미 장류가 필수 기본식품이었음을 보여줍니다.
조선시대
[구황촬요]와 [증보산림경제]에서는 장을 잘 담그는 방법을 상세히 제시하고 있어요. [규합총서]에는 장 제조법뿐만 아니라 장 담그는 날 택일법, 금기사항, 보관관리법 등도 기록돼 있습니다. 현재의 장 담그기와 같은 방법이 정착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요록], [주방문], [시의전서] 등 조선시대 조리서에는 대부분 간장제조법을 적고 있죠. [산림경제]에도 장 만드는 법이 있어요.
조선시대부터 간장은 본격적으로 대중화되었고, 왕실이나 귀족들의 요리에서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궁중에서는 고급 재료를 이용한 고유한 간장 레시피가 개발되었으며, 일부는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개화기 이후 현대의 간장
개화기 이후, 일본간장과 된장이 도입되었고, 간장제조회사가 1930년대에 설립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입맛에 맞지 않아서 가정에서는 여전히 우리의 재래식 간장을 사용했어요. 그 뒤 사회구조와 생활양식의 변화로 시판 간장을 사용하는 가정이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오늘날에는 전통 방식뿐만 아니라 대량 생산되는 간장도 많이 사용됩니다. 현대 간장은 제조법과 종류가 매우 다양해졌으며, 소비자들의 다양한 입맛에 맞춘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일부 제조업체는 '수제 간장'을 만들며, 전통 방식을 고수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간장의 종류
한국의 간장
한국의 간장은 크게 한식간장과 개량간장으로 나눕니다. 간장 분류는 매우 다양하고 약간은 복잡합니다.
조선간장과 왜간장
조선간장은 전통 방식으로 만든 한식 간장입니다. 짠맛이 강하고 색은 왜간장보다 연해요. 왜간장은 일제강점기 때 들어온 개량간장으로 조선간장보다 짠맛이 약하고 색이 진해요.
한식간장
재래식 간장으로도 부릅니다. 주로 국에 넣는다 하여 국간장이라고도 불러요. 왜간장과 비교하여 이를 때는 조선간장이라 부르죠. 양조장 등에서 만든 개량된 간장과 비교하여 집에서 만든 간장을 이를 때는 집간장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한국의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드는 간장으로, 비교적 색이 연하고 짠맛이 강해요. 콩으로 만든 메주를 소금물에 담가 발효시킨 뒤, 우려낸 국물을 떠내어 솥에 붓고 달여서 만듭니다. 한식메주를 주원료로 하는 것은 재래한식간장으로, 개량메주를 주원료로 하는 것은 개량한식간장으로 부릅니다.
재래식 간장
한식간장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전통적으로 입동 전후에 메주를 쑵니다. 콩을 불린 다음에 물을 붓고 큰 무쇠 솥에서 삶아서 절구에 찧으면 메주밥이 됩니다. 이 메주밥을 한두 되 정도 둥글거나 네모나게 빚어 서늘한 곳에서 일주일 정도 말립니다. 메주가 단단해지면 볏짚으로 엮어 처마 끝에 매달아 띄우거나, 온돌방에서 메주 사이사이에 볏짚을 한 켜씩 놓아 띄웁니다. 이듬해 정월 경에 잘 뜬 메주를 겉을 깨끗이 씻어 햇볕에 바짝 말려요.
그다음에는 장독에 끓인 소금물을 붓고 메주를 담가 둡니다. 이때 메주가 소금물에 뜨면 간이 알맞아요. 장을 담글 때 고추와 숯을 띄우기도 합니다. 숯이 불순물을 빨아들이고 고추가 살균 작용을 하기 때문이죠. 장독에 치는 금줄과 함께 주술적인 의미를 갖기도 합니다. 메주가 잘 발효되었을 때 소금물 안에서 삭은 메주를 꺼내고 나머지 국물을 달인 것이 간장입니다.
간장을 떠낸 뒤 삭은 메주를 건져서 으깬 것이 된장이죠. 담은 지 한 해가 되지 않은 진하지 않은 간장은 햇간장, 청장(淸醬)이라 불러요. 3-4년 묵은 것은 중간장, 5년 이상 묵어 아주 진하게 된 것은 진간장(津-醬)이라 부릅니다. 진간장은 진장(陳醬), 농장(濃醬), 진감장(陣甘醬)이라고도 불러요.
조선간장
메주를 띄워 우려낸 조미료로, 이것의 부산물이 본래 의미의 조선간장입니다. 조선간장이란 단어를 가장 많이 쓰지만, 한식간장, 재래식 간장, 국간장(청장), 집간장, 진간장 등 여러 가지로 불러요. 보통 콩만을 주원료로 하기 때문에 구수함이 진해요. 숙성 기간이 상당히 길기 때문에 제조나 판매에 노력이 필요해요.
개량간장
한식간장과는 달리 개량간장은 황국균을 써서 만든 개량메주로 담급니다. 개화기 이후 들어온 일본식 간장이라 하여 왜간장으로도 부르죠. 한식간장에 비해 짠맛이 약하고 색이 진합니다. 색이 엷은 국간장과 구분해 다른 의미의 진간장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만드는 방법에 따라서 양조간장, 산분해간장, 효소분해간장, 혼합간장 등으로 나뉩니다.
재래식 메주는 취급과정에서 여러 종류의 세균과 곰팡이가 번식하므로 품질이 균일하지 못하고 좋지 않은 맛과 냄새가 날 수 있습니다. 개량메주는 단백질과 녹말을 가수분해시키는 힘이 강한 한 종류의 곰팡이를 번식시켜 만들어요. 품질이 균일하고 감칠맛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그러나 맛이 너무 단순해서 집집마다 가지고 있던 독특한 장맛을 낼 수는 없죠.
양조간장
한국의 재래식 간장은 삶은 콩으로 만든 메주를 소금물에 넣어 발효, 숙성해서 만듭니다. 양조간장은 콩에 볶은 밀이나 보리를 섞고, 종국균을 띄워 양조해 만드는 일본식 간장입니다. 숙성 기간이 6개월~1년 밖에 되지 않아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숙성 간장의 대표주자입니다. 주로 무침, 조림, 볶음용에 직접 간장을 부을 때 이용되며, 맑은 국을 끓일 때도 들어가요. 달달하고 깔끔한 간장 맛이 특징이고 보기와는 다르게 염도가 낮은 것이 많아요. 왜간장, 일본간장, 개량식 간장이라고도 부릅니다.
산분해간장 (아미노산간장)
재래식과 개량식 간장은 모두 양조간장으로, 제조하는 데 비교적 오래 걸려요. 공장에서는 아미노산간장을 제조하여 판매하기도 한다. 아미노산 간장은 콩가루·콩깻묵·땅콩깻묵·간장비지 등 단백질원료를 염산으로 가수분해해요. 가성소다나 탄산소다로 중화시켜 얻은 아미노산에 소금으로 간을 맞춰요. 재래식 간장의 색·맛·향기를 내는 화학약품을 첨가하여 만듭니다. 재래식 간장보다 제조시간이 단축되는 이점은 있으나 풍미가 많이 떨어집니다. 화학간장이나 아미노산간장이라고도 부릅니다.
효소분해간장
단백질을 함유한 원료를 효소로 녹여서 가수 분해한 후 그 나머지 액체를 가공한 것을 말합니다.
혼합간장
혼합간장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만들 수 있어요. 한식간장, 양조간장에 산분해간장, 효소분해간장을 적절한 비율로 혼합하여 가공할 수도 있어요. 산분해간장의 원액에 단백질 또는 탄수화물 원료를 첨가하여 발효, 숙성시킨 액체를 가공할 수도 있죠. 이 원액에 양조간장 원액이나 산분해간장 원액 등을 적정 비율로 혼합하여 가공한 것 또한 혼합간장이라 부릅니다.
중국 일본간장
중화권
중국의 간장은 장유(酱油)라고 부르며, 크게 생추간장(生抽酱油 성처우장유)과 노추간장(老抽酱油 라오처우장유)으로 나뉩니다.
- 생추(生抽 성처우): 생간장이라고도 부르며, 영어로 연간장(light soy sauce)이라 부른다. 색이 엷어 적갈색을 띠며, 중국 요리에 두루 쓰는 간장으로 짠맛을 낸다.
- 노추(老抽 라오처우): 노간장 또는 노두유라고도 부르며, 영어로 진간장(dark soy sauce)이라 부른다. 빛깔이 짙고 광택이 도는 간장으로, 짠맛이 덜하고 감칠맛이 난다. 캐러멜 색소나 당밀이 들어 있기도 하며, 간을 맞추기보다는 음식에 색을 내기 위해 쓴다.
- 타이완에서는 단맛이 나고 걸쭉한 장유가오를 먹어요.
일본
일본에서는 간장을 쇼유(醤油)라고 부릅니다. 초기에는 생선과 육류로 만든 간장이 대세였어요. 콩으로 만든 간장의 역사는 야마토 시대 중국의 唐醤(카라히시오, 당나라장)와 한반도의 高麗醤(코마히시오, 고려장)으로부터 찾을 수 있어요. 이후 일본의 간장은 곡류를 섞는 다양한 간장이 개발되고, 오늘날의 일본식 간장이 탄생하게 됩니다.
일본간장은 크게 다섯 가지로 분류합니다.
- 진간장(코이쿠치 쇼유): 일반적인 간장으로, 일본간장 생산의 80%를 차지한다. 콩과 밀이 거의 비슷한 비율로 들어갑니다.
- 연간장(우수쿠치 쇼유): 코이쿠치 간장보다 더 짜고 색이 엷고 아마자케가 들어갑니다.
- 타마리간장(타마리 쇼유): 밀이 거의 들어가지 않고, 콩으로만 만들어요. 미소 된장의 발효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액체 장입니다.
- 백간장(시로 쇼유): 타마리 간장과 반대로, 거의 밀로만 만든고 색이 엷고 단 맛이 나요.
- 재숙성간장(사이시코미 쇼유): 소금물 대신 코이쿠치 간장을 써서 생산한 코이쿠치 간장입니다. 색이 더 짙고 맛도 더 진해요. 단간장(칸로 쇼유)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간장의 뜻, 역사, 종류, 조선간장, 왜간장에 대해 알아봤어요. 간장은 기원전부터 된장과 함께 발효 과정을 거쳐 만들었습니다. 오랜 역사 속에 발효의 지혜와 전통문화가 담겨 있습니다. 간장의 종류에 따라 각기 다른 맛과 풍미로 식탁을 더욱 풍성하게 만듭니다. 간장의 역사와 종류를 이해할수록 식단에 깊은 맛을 더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