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울 때 열사병이 문제라면 추울 때는 저체온증이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저체온증은 체온이 정상 범위보다 낮아지는 상태로, 35℃ 이하로 떨어진 경우입니다. 혹한에 노출되거나 적절한 보호 없이 차가운 날씨에서 장시간 활동할 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저체온증의 뜻, 증상, 원인, 치료, 예방에 대해 함께 알아봅시다.
목차
저체온증이란?
저체온증(Hypothermia)은 체온이 정상 범위인 36.5°C~37.5°C보다 현저히 낮아지는 상태로, 35°C 이하로 떨어지면 저체온증이라고 합니다. 우리의 몸은 온도에 따라 신체 기능이 달라지기 때문에 체온이 지나치게 낮아지면 중요한 신체 시스템들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아요. 심장, 호흡, 뇌 등이 영향을 받으며, 저체온증이 심해지면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은 더위나 추위에 대하여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방어 기전을 갖고 있습니다. 저체온증은 신체가 추위나 외상, 갑상선 기능 저하증 같은 질환으로 방어 기전이 억제되는 경우입니다. 방광이나 직장에서 측정한 중심체온이 기준입니다. 겨드랑이나 구강 체온계로 측정한 경우에는 정확한 중심체온을 반영할 수 없습니다.
저체온증 사례
1812년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 때 나폴레옹의 주치의였던 Baron de Larrey이 저체온증 기록을 남겼습니다. 러시아의 혹한에 노출된 프랑스 병사들의 의식장애와 신체 질환을 기술했습니다.
1777년 조지 워싱턴 장군의 군대가 겨울 추위로 인해 군대병력의 10%를 잃었다는 기록도 있어요. 제2차 세계 대전에서 독일군 병력중 20만 명이 추위와 동상으로 부상, 사망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한국전에서 미군 총 사망자의 10%가 추위 때문이었다는 기록도보고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스키, 등산, 스쿠버다이빙 등의 야외 스포츠 활동이 늘면서 저체온증 환자와 사망자 수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저체온증의 증상
저체온증은 경증에서 중증으로 진행되며, 증상이 점차적으로 심해집니다. 증상의 변화는 신체의 체온에 따라 다릅니다.
경증(35°C ~ 32°C)
- 떨림: 저체온증의 초기 증상은 떨림입니다. 체온이 떨어지면 근육이 자동으로 수축하며, 이를 통해 열을 발생시켜 체온을 올리려는 반응입니다. 떨림은 저체온증의 가장 흔한 초기 신호입니다.
- 피로감과 무력감: 몸이 나른하고 힘이 빠지며, 쉽게 피로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는 체온이 떨어짐에 따라 체내 에너지가 소모되고 신체 기능이 느려지기 때문입니다.
- 피부색 변화: 피부가 창백하거나, 추운 환경에서는 푸르스름하게 변할 수 있습니다. 이는 혈액 순환이 떨어지면서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 집중력 저하: 체온이 떨어지면 뇌의 활동도 둔화되어, 생각이 느려지고 기억력도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사고를 미리 예방할 수 없게 될 수도 있습니다.
중등증(32°C ~ 28°C)
- 떨림 중단: 체온이 계속 떨어지면 몸은 더 이상 떨리지 않게 됩니다. 떨림은 체온을 올리려는 시도였으나, 체온이 너무 낮아지면 이 반응도 멈추게 됩니다.
- 근육 경직: 근육이 뻣뻣해지고 움직이기 어려워집니다. 일상적인 동작이나 걷기가 힘들어지며, 심한 경우에는 자신의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 말이 어눌해짐: 뇌와 신경 시스템의 기능 저하로 인해 말이 어눌해지고, 발음이 불명확해질 수 있습니다. 환자가 언어 능력을 잃어 혼자서 대처할 수 없게 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 졸음: 체온이 낮아지면 호흡과 심장박동도 느려지며, 뇌의 기능이 저하되어 환자는 매우 졸리고 무기력해집니다. 정신이 흐려져 의식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중증(28°C 이하)
- 의식 소실: 체온이 28°C 이하로 떨어지면, 의식을 잃고 반응이 없을 수 있습니다. 이때는 생명을 위협하는 상태입니다.
- 느린 심박수와 호흡: 심박수와 호흡이 느려지고 거의 멈출 정도로 약해지며, 신체의 중요한 기능들이 마비됩니다. 이때는 심장마비가 발생할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 심장마비 위험: 심장박동이 점점 느려지고, 결국 심장 기능이 멈추면 심장마비가 올 수 있습니다. 이 상태는 즉각적인 응급 처치와 구조가 필요합니다.
저체온증의 원인
저체온증은 외부 환경과 신체 상태에 따라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으며, 이를 파악하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 추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추운 날씨에서 장시간 노출되면 몸의 열이 빠르게 빼앗깁니다. 기온이 0°C 이하일 때나, 바람이 세게 불거나, 습기가 있는 환경에서 더욱 심해질 수 있습니다. 겨울철에 산책이나 하이킹을 오래 하면 체온이 떨어지며, 저체온증 위험도 커집니다.
2. 젖은 옷을 입고 있을 때
물에 빠지거나 비에 젖은 채로 야외에 있으면, 옷이 몸의 열을 빨리 빼앗아 체온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물속에서 오랫동안 있거나 비에 계속 젖은 상태에서 바람이 불면, 물이 체온을 빠르게 흡수하여 저체온증이 빨리 진행됩니다.
3. 체온 조절 능력 저하
체온을 조절하는 능력이 저하된 사람들은 저체온증에 더 취약합니다. 이는 노인, 어린이, 심장질환, 당뇨병 등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 알콜을 많이 섭취한 사람들에게 주로 나타납니다. 특히 알콜은 혈관을 확장시켜 체온을 더 빨리 떨어지게 만들며, 체온을 올리려는 신체의 자연스러운 반응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4. 알콜 및 약물의 영향
알콜을 섭취하거나 약물의 영향을 받을 경우, 체온을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지며, 신체는 체온을 정상 범위로 유지하기 어려워집니다. 알콜은 혈관을 확장시키고, 뇌의 체온 조절 센터를 방해할 수 있어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저체온증 치료
저체온증 환자는 심근이 매우 불안정한 상태이므로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어 환자의 움직임을 최소화하여 이동해야 합니다. 부정맥은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지만, 대부분의 심율동 장애는 특별한 치료 없이 재가온 시에 자발적으로 회복됩니다.
저체온증 환자는 탈수가 심하고 혈액의 점도가 증가하여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빠르게 수분을 공급해 주어야 합니다. 의식이 있으면 따뜻한 음료와 당분을 공급하고, 의식이 없으면 호흡, 맥박 체크와 함께 필요할 경우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수액을 공급합니다.
중심 체온을 지속적으로 측정하며, 체온에 따른 재가온을 시행합니다.
- 수동적 외가온법: 중심 체온이 30℃ 이상일 때 담요나 의복 등으로 따뜻한 환경을 만들어 열 손실을 방지합니다.
- 능동적 외가온법: 외부에서 신체의 외부로 열을 가하여 체온을 올리는 방법으로, 가온 담요 등을 이용합니다. 체온이 30℃ 이하인 환자에게 시행하면 말초 혈관이 확장되면서 차가운 혈액이 내부로 순환되어 오히려 중심 체온이 떨어져요. 독성과 산을 포함한 혈액을 이동시켜 심각한 산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30℃ 이하의 저체온증 환자에게는 내가온법을 시행하여 체온을 올립니다.
- 능동적 내가온법: 외부에서 신체의 내부로 열을 가하여 체온을 올리는 방법입니다. 체온이 32℃ 이하이고 심장이 불안정하거나 재가온이 너무 느리거나 안되는 경우, 이차적인 저체온증일 경우 시행합니다. 가온된 수액을 투여하거나 복막 투석, 위세척, 방광 세척 등의 방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저체온증 응급처치
저체온증은 빠르게 대처해야 합니다. 체온이 떨어진 초기에는 신속한 조치가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따뜻한 장소로 이동
환자가 차가운 외부 환경에 있다면 따뜻한 실내로 이동시키는 것이 가장 우선입니다. 추위에 더 노출되지 않도록 바로 안전한 곳으로 옮깁니다.
젖은 옷 제거
젖은 옷은 열을 빠르게 빼앗아 가므로, 젖은 옷을 벗기고 마른 옷으로 교체합니다. 담요나 따뜻한 옷으로 몸을 감싸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체온 유지
체온을 빠르게 올리기 위해 온수팩이나 따뜻한 담요를 사용합니다. 겨드랑이, 사타구니, 목 부위에 온찜질을 해 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따뜻한 음료 제공
의식이 있는 경우에는 커피, 차 등 따뜻한 음료를 제공하여 체온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알콜이나 카페인 음료는 피해야 합니다.
응급 구조 요청
저체온증이 중증에 이르면 즉시 119에 신고하여 전문적인 의료 지원을 요청합니다. 병원에서는 체온을 서서히 올려주는 방법과 함께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병원에서의 치료
환자의 체온이 35℃ 미만으로 판단되면 현장에서의 처치와 함께 119를 이용하여 병원으로 이송, 진단 및 치료를 받게 합니다.
환자가 병원에 도착한 이후 치료는 병원 전 처치의 개념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일단 경증의 경우 병원 전 처치에 쓰이는 방법인 외부가온장치(warm blanket), 담요 덮기, 가온된 물통을 겨드랑이나 체간부에 올려주는 방법 및 40℃ 정도로 가온된 생리식염수를 정맥에 주사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중등도 이상인 경우, 비위관(코위영양관)이나 도뇨관을 삽입하여 가온된 생리식염수로 세척을 해주며, 흉관 삽입을 통하여 폐와 늑막강을 가온된 생리식염수로 세척을 해주거나, 필요시 인공체외순환기를 통하여 체온을 올리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그 밖에 저체온증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정맥 등의 합병증에 대한 전문적인 치료를 시행합니다.
저체온증 예방
저체온증을 예방하려면 미리 준비하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추운 날씨에 적절한 옷 착용
여러 겹의 옷을 입어 체온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방수 의류나 보온성 좋은 장갑, 모자, 장화 등을 준비하여 몸이 차가워지지 않도록 합니다.
체온 유지
추운 환경에서 활동할 때는 주기적으로 몸을 움직여 체온을 유지합니다. 특히, 몸이 굳어지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립 피하기
혼자 외출하거나 산에 오르기 전에는 반드시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함께 갈 동반자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길을 잃었을 때를 대비해 휴대폰을 준비하고, GPS 앱을 활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체온 체크
장시간 밖에 있을 경우, 주기적으로 체온을 확인하고, 몸의 상태를 점검합니다. 너무 차가워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추운 날씨에는 몸을 자주 움직여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뜻한 음료 섭취
추운 날씨에는 따뜻한 음료를 자주 마셔 체온을 유지하도록 합니다. 차, 핫초코 등 따뜻한 음료는 체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알콜 섭취는 피해야 하며, 물이 차가운 경우에도 따뜻한 음료가 좋습니다.
휴식과 충분한 수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면 충분한 수면과 휴식이 필요합니다. 체온 조절 능력이 약해지면 체내 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에, 휴식을 취하며 체력을 보충하고 신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체온증 관련 질병
저체온증은 단순한 온도 저하가 아닌 여러 다른 질병이나 상태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합병증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급성 호흡 곤란 증후군 (ARDS)
저체온증은 호흡기 시스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성 호흡 곤란 증후군(ARDS)은 저체온증의 결과로 발생할 수 있는 호흡기 질환 중 하나입니다. 이 질병은 폐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고, 산소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저체온증으로 인해 폐의 기능이 손상되면, 회복이 더디고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심부전 및 저혈압
저체온증이 심각해지면 심장에 심각한 부담을 주며, 이로 인해 심부전이나 저혈압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심박수가 느려지고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면, 심장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게 되며, 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됩니다. 이로 인해 장기의 기능이 저하되고, 심각한 내부 출혈이나 장기 부전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신장 기능 저하
저체온증은 신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신장은 체온을 조절하는 중요한 기관 중 하나이기 때문에,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면 신장 기능이 약화될 수 있습니다. 특히 체온이 35°C 이하로 떨어지면, 신장으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여 급성 신부전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감염 위험 증가
저체온증은 면역 시스템에 영향을 미쳐 감염에 대한 저항력을 떨어뜨립니다.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면 백혈구의 활성화가 감소하고,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이로 인해 폐렴, 결핵 등 다양한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습니다.
저체온증의 뜻, 증상, 원인, 치료, 예방에 대해 알아봤어요. 저체온증은 극단적인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질병입니다.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적절한 옷차림과 체온 등 몸의 상태 체크가 필수적입니다. 초기 증상에 빠르게 반응하고 응급처치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체온증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충분히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